8월 영업익 한국만 떨어져… 러시아는 60% 상승러시아 뜨베리 공장 향후 3년간 800억원 규모 신공장 투자국내 R&D 투자는 감소… "시제품 생산 등 반영 안 된 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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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 중인 오리온이 해외 사업 투자에 집중하고 있다. 사실상 포화상태인 내수 식품 시장보다는 해외 시장 확장에 집중하는 것이 수익성 확대에 효율적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 국내 R&D 비용 감소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등록된 오리온 연결재무제표 기준 영업(잠정) 실적에 따르면 올해 8월 국내 오리온 매출은 6조15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 올랐다. 영업이익은 67억원으로 전년동기(81억원) 대비 17.3% 감소했다.

    같은기간 러시아 영업이익이 60%나 상승한 것과 비교하면 대조적이다. 중국의 영업이익은 9.6%, 베트남은 13.2% 성장했다. 매출 역시 중국과 베트남은 10% 대 성장을 이어갔고, 러시아는 25.8%라는 큰 폭의 성장을 거뒀다.

    오리온 측은 한국법인의 실적 감소에 오리온 제주용암수에 대한 투자가 영향을 미쳤다는 입장이다. 

    오리온은 "8월 한국법인 실적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3% 올랐으나 영업이익이 17.3% 감소했다"며 "'오리온 제주용암수'는 생산량이 낮을때 생산된 제품에 대한 투자 감가상각비 배부 등으로 초기 고원가가 반영된 부분과 초기 판촉활동 등이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생산 및 판매가 늘어나면 제주용암수 적자폭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오리온의 해외 시장 성장세는 이미 두드러지던 상황이었다.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둔 오리온의 올해 상반기 실적은 해외 사업이 상승을 견인했다. 특히 중국, 베트남, 러시아 등 해외법인이 두 자릿수 이상으로 눈에 띄게 성장하며 17%의 영업이익률을 달성했다. 

    베트남과 러시아의 경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00% 상승률을 유지하며 글로벌 기업으로서의 저력을 보여줬다.

    오리온이 해외 시장에서 무서운 성장세를 보이는 것과 관련, 주효한 요인으로 꼽히는 것이 현지화 맞춤 전략이다. 오리온은 각국의 현지에 맞춰 제품 맛을 현지화하고 현지에서만 판매하는 제품 라인업을 구축하기도 했다.

    지난해 베트남에서 출시한 쌀과자 '안'(An·安)의 상반기 매출액은 100억원을 돌파했다. 양산빵 '쎄봉'(C'est Bon)은 월 매출 10억원을 넘기며 고속 성장을 했다. '안'의 경우에는 국내로 역수입돼 '구운쌀칩'으로 판매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오리온은 해외 사업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던 상황이다. 오리온은 최근 러시아 트베리 신공장에 향후 3년간 51억2700만 루블(약 800억원)을 투자한다는 방침을 밝히기도 했다. 설계사와 시공사 모두 트베리 지역업체를 선정하고, 러시아 현지인 고용창출을 통해 지역 경제 발전에 기여한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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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뿐만 아니라 베트남에서는 5년째 베트남 감자농가 소득 증대를 위해 농기계, 연구시설 등을 기증하는 ‘베트남 고향감자 지원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오리온은 지난 2016년 이후 5년간 총 5억 원 상당의 농기계 등을 지원하고 있다. 

    오리온 측은 "영업이익이 소폭 하락하였으나 한국법인은 여전히 10%가 넘는 영업이익율을 기록하고 있다"며 "연간 그룹 전체로 영업이익이 4000억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신규사업의 초기 적자는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래 신성장동력 마련을 위해 일정 규모의 전략적 투자는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오리온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오리온의 국내 (일부 글로벌 통합연구 포함) 연구개발비용은 총 27억8900만원으로, 매출액 대비 0.74%에 그쳤다.

    지난해에는 62억7200만원(매출액 대비 0.86%)을 연구개발비용으로 썼고, 2018년에도 58억4000만원(매출액 대비 0.82%)을 연구개발비로 투자했지만 올해 투자 비용을 줄인 것이다. 반기임을 감안에도 올해 상반기 연구개발비용은 1년만에 5억원 가까이 줄었다.

    오리온이 최근 매출 상승을 이어가고 있는만큼 매출액 대비 비율은 1년만에 0.12%포인트 줄어들었다. 국내 식품기업의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용 비율은 1% 안팎인만큼 오리온은 연구개발비에 많은 돈을 투자하는 업체로 보기는 어렵다.

    업계는 오리온이 사실상 포화시장인 내수보다 성장성이 높은 해외 시장에 투자하는 것이 수익 극대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했다고 보고 있다. 

    이에 대해 오리온 측은 "이는 공장 라인 신설, 신제품 시생산 등의 비용이 포함되지 않은 순수 본사의 연구개발 관련 비용"이라며 "최근 '오리온 제주용암수' 등에 투자된 비용도 포함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상반기에도 오리온은 신제품을 지속적으로 출시하는 등 연구개발에 힘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오리온이 한국 법인의 영업이익 감소의 원인으로 꼽은 오리온 제주용암수도 수출을 시작하며 해외 시장 확장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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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리온 제주용암수는 중국과 베트남, 러시아로 수출을 시작했다. 오리온은 러시아를 유럽과 중앙아시아 생수 시장 진출의 교두보로 삼겠다는 계획이다. 당시 오리온은 "현재 동남아와 일본 등에도 수출을 준비하는 중"이라며 "해외 수출국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오리온 제주용암수를 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명수로 만들겠다"고 밝힌 바 있다.